오늘날 동아시아에는 국가의 명예와 영광에 관한 담론이 넘쳐난다. 그 담론들은 역사적인 과오와 부당한 희생이라는 신화로 점철되어 있으며, 외국인 혐오증과 인종차별주의의 냄새를 풍기는 말로 포장되어 있다. 대부분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을 사람들이 이런 담론을 만든다. 이들은 실재하는 타인이건 만들어진 타인이건, 타인에 대한 분노가 자기반성보다 중요한 사람들이다. 잘못된 일은 모두 타인의 탓인 사람들이다. 동아시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미 매우 위태롭다. 각 나라의 지도자들은 서로를 멸시하고 인터넷은 민족주의적 허세로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