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피고백의 느낌은 얼얼했다. 개연성이 너무 없으니 온갖 가설만 머릿속에서 자꾸 증식했다. 나쁜 버릇이 또 시작됐다. 누군가 내게 조금만 살갑게 굴어도 흉가 찾아낸 귀신처럼 의심암귀부터 번지는 버릇. pp.161
말마따나 얼마나 생각을 많이 했겠는가. 첫사랑과 첫 고백의 낯섦과 두려움. 마음의 거리는 가깝지만 몸의 거리가 멀어지기 직전의 상황. 감정과 이성의 시소 위에서 얼마나 고민했을지 알기에, 그 용기와 진심에 화답해야만 했다. pp.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