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서 현장으로 돌아가는 순간 입술이 떨렸다. 물론 차별에 나름의 논리는 있었다. 엄밀히 말해 노조가 회사와의 투쟁으로 얻어낸 협약의 산물을 비노조원과 나눌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하청 직원 입장에선 서러웠다. 자기들은 냉방기 쐬어가며 일하면서, 우리보다 월급도 두 배 가까이 더 받으면서, 여름휴가 때 출근 안 하고 쉴거 다 쉬면서, 어째서 잘 쉴 권리마저 독점하려 하는가. 차별의 설움은 이렇듯 사소한 곳에서부터 찾아왔다. pp.147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누구도 던져주지 않는다. 세상은 그저 냉소로 회답한다. 넌 흙수저 주제에 노력도 하지 않았잖아?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나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행복하게 해달라는게 그리 거창한 부탁인가? p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