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니스는 이 비밀스러운 불꽃을 속에 간직하고 자란다. 이 불꽃이 애그니스를 핥고 덥히고 경고한다. 떠나야 해, 불꽃이 말한다. 반드시. (전자책 기준 17%)
자라면서 애그니스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마음을 뺏기고 그 손을 만져보고 싶어진다. 특히 엄지와 검지 사이 살을 만지고 싶다. 새의 부리처럼 닫혔다 펴졌다 하고 아귀힘이 집중된 곳이다. 거기서 사람의 재주, 능력, 본성을 알아낼 수 있다. 사람이 지니고 지켜온 모든 것, 붙잡고 싶어하는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다. 그 자리를 눌러보기만 해도 그 사람에 대해 전부 알 수 있다는 걸 애그니스는 알게 된다. (전자책 기준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