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그 단어가 익숙하면서도 기묘하게 울린다. 여동생의 이름, 죽은 지 이년도 채 안 된 동생의 이름이다. 동생이 흙에 묻힌 날 이후로 그 이름을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퍼뜩 떠오른다. 언뜻 비에 젖은 교회 묘지, 물방울을 떨구는 주목나무, 어두운 구덩이, 흰 천에 싸인 너무 작고 여린 몸뚱이를 받아들이려고 벌어진 틈을 본다. 그렇게 홀로 땅속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조그마한 몸이었다. (전자책 기준 14%)
칼란
2024.11.21 월입에서 그 단어가 익숙하면서도 기묘하게 울린다. 여동생의 이름, 죽은 지 이년도 채 안 된 동생의 이름이다. 동생이 흙에 묻힌 날 이후로 그 이름을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퍼뜩 떠오른다. 언뜻 비에 젖은 교회 묘지, 물방울을 떨구는 주목나무, 어두운 구덩이, 흰 천에 싸인 너무 작고 여린 몸뚱이를 받아들이려고 벌어진 틈을 본다. 그렇게 홀로 땅속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조그마한 몸이었다. (전자책 기준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