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들의 성공담을 좋아했다. 그 속에서 나온 투박하고 낡은 메시지는 오크통에서 오래 묵은 위스키처럼 무겁고 진득해서, 삶의 고비마다 그 맛이 떠오르곤 했다.pp.123
그가 초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자까지 도달하는 길 위엔 온갖 요행과 징계 사유가 점철되어 있었다. 그는 독단으로 기계를 분리하다가 회사에 큰 손실을 여러 번 끼쳤다. 요즘 같았으면 손해배상 왕창 물고 감옥에 가 있었을 사안이었다. 흑백 분명한 사연이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전달받은 가치는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간절함, 벼랑 끝자락에 매달렸다가도 끝끝내 생활하는 의지였다. pp.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