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 천현우가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2022년 봄까지의 기록한 이야기. 청년공의 '청년'말고 쇳맛이 짙게 나는 노동자의 삶이 더 깊이 베어있다. 그의 어린시절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는데 안타까울 찰나도 없이 그 연장선에 있는 삶도 녹록지 않았다. 기업의 하청업체에서 용접공을 하며 직접 겪은 차별과 겨우 최저임금에 턱걸이하면서도 열악한 근무 조건과 근무 환경의 개선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글자를 읽고 있는 내게도 그 현장은 설마로 시작해서 여러곳을 전전하는 동안에도 또,라는 확신의 현장이 되어 있었다. 지독한 악순환인데 이게 끝나기는 할까... 누구 하나 떨어져나가도 공산품마냥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면 그만일텐데... 회의적인 상념으로 잠식당할 직전에 그래도 내 앞에 살아있는 진짜 목소리로 현장을 낱낱이 글로 써낸 작가가 존재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겠더라. 2030 공장 노동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부조리한 시스템이 지금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당장의 변화는 어렵더라도 부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준다면... 사실 그 무엇도 선명하게 그려낼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밑바탕이 주어졌으니 무엇이 그려질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 아닐까. 뭉뚱그려 이런 짐작같은 희망사항을 내비쳐보는 게 전부지만 분명한 건 여전히 치열하게 현장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