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이 소설이 서술하고 있는 이 모든 슬프고 아픈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는다. 나는 이 작가를 만나고 싶지 않다.'
-신형철(문학평론가,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
학교폭력. 학창시절에 일어나는 그 일을 어떻게 서술하실지 궁금하여 집은 파란 표지의 이 책을 나는 후회한다.
이 책은 매 장을 넘길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짐과 동시에 자꾸만 앞으로 보려는 내게 뒤를 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소녀의 처절한 자기파괴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없다. 오로지 그 폭력으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내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어제만 해도 나와 떠들던 친구가 오늘은 나를 욕하고 내일은 다시 옆에서 조잘조잘하는 그런 루틴이 반복되던 그 시절.
도서관에서 한 사람이 꿋꿋하게 역경을 헤쳐나가는 소설들을 읽으며 위안받았던 시절. 이 시절은 어느 누군가가 보기엔 '그게 일이야?' 할 정도의 사소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학교폭력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그 사람을 나의 무리에서 소외시키는거라고 생각된다. 학교가 전부인 학생들에게 '너 자체가 잘못되었어' 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심지어 나의 하루중 대부분을 그 곳에서 보내고, 회사처럼 이직을 해볼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내 손으로 어찌할 수 없는 학교에서.
나는 청소년기는 생각이 자라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누가 어떻게 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경우의 수가 수백, 수만가지로 나뉠 수 있는 중요한 시기 말이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한번만 더 들여다보며 신경써준다면 이런 일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학생들이 부모님 앞에 티 내기 싫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별일 없는 척 할 수 있어 부모님은 잘 모르실 수 있으실지도 모르지만, 선생님들은 알 것이다. 학생이었던 시절, 다른반에 놀러 갔을 때만 해도 느껴졌던 그 미묘한 공기를 선생님들이 모를리는 없다. 그렇기에 좀 더 한번만 선생님들이 들여다 봐주시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고 선생님들의 많은 업무에 업무를 더 얹어드린다는건 무리기에 각 학급당 담임선생님 2명이 있는건 어떤가란 생각이 든다.
예전 교생선생님이 학급보조로 같이 있으셨던게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한명 한명의 관심사를 알아봐주셨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게 세심한 교생선생님이었기에 가능했던 생각도 들지만, 학급 담당 선생님이 2명이라면 한명한명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반에서 소외되고 있는 학생은 누군지 알아봐주실것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