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니스는 왔던 길을 더 천천히 다시 걸어 돌아간다. 어찌나 기분이 묘한지, 똑같은 길을 거꾸로 되짚어 가자니. 마치 오래된 단어 위에 다시 글을 쓰듯이, 발이 펜이 되어돌아보고다시 쓰고 지우듯이. 헤어짐이랑 이상하다. 너무나 단순한 일 같다. 일 분 전에, 사 분, 오 분 전에는 그가 여기 곁에 있었다. 지금은, 가고 없다. 그와 같이 있었다. 지금은 혼자다. 애그니스는 양파처럼 벗겨진 기분이다. 헐벗고 추운 느낌이다.
헤세드
2024.11.19 토애그니스는 왔던 길을 더 천천히 다시 걸어 돌아간다. 어찌나 기분이 묘한지, 똑같은 길을 거꾸로 되짚어 가자니. 마치 오래된 단어 위에 다시 글을 쓰듯이, 발이 펜이 되어돌아보고다시 쓰고 지우듯이. 헤어짐이랑 이상하다. 너무나 단순한 일 같다. 일 분 전에, 사 분, 오 분 전에는 그가 여기 곁에 있었다. 지금은, 가고 없다. 그와 같이 있었다. 지금은 혼자다. 애그니스는 양파처럼 벗겨진 기분이다. 헐벗고 추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