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 하던 해에 아빠는 간암 판정을 받으셨다.
복강경 수술로 가능할 만큼 암의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 몰라보게 쇠약해졌던 아빠의 모습은 잊을 수 없다.
완치판정을 받으신 지금도 조금만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시면 걱정이 된다.
나의 아빠는 여전히 나의 가까이에 계시지만
작가의 아내는 이제 곁에 없다. 아내를 떠나보낸 마음을 내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아내 암투병 기간 동안 아내의 식단을 책임졌던 작가의 정성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책 읽는 내내 '나는 과연 이렇게까지 가능할까'라고 생각해보았지만, 자신이 없다.
다만, 내게는 오지 않았으면 하는 그 미래가 혹여 내가 만나게 된다고 한다면 조금은 의연할 수 있는 내가 되어보기를 바란다.
그저 슬퍼만 하고 있기에는 그 시간들이 너무도 소중하기에. 잠시라도 같이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을 위해서.
책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가 곧 오픈된다고 한다. 한석규 배우가 주연이라고 해서 억지 눈물을 쏟게 만드는 장면은 없을거라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