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지잡대'라는 단어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였다. 인터넷에서 지잡대 졸업생들은 이제껏 배운 공부가 무용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 군상으로 묘사되곤 했다. 나로서는 그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고작 이 년 배운 전공 지식이 사회에 얼마나 쓸모 있겠는가. 졸업생끼리 "자주자주 연락하자"라는 공허한 약속을 주고받고서 집으로 돌아갔다. pp.65
중소기업에서 무계획 소품종 다량 생산을 시도하면 햄릿과 리어왕, 오셀로와 맥베스가 사이좋게 저승에서 탄식할 비극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p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