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지나온 세월이 바로 자신의 삶이었으며, 이제 그 삶을 받아들이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상처 받은 채 떠나고 싶지는 않은 법.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렇게 쫓기듯 황망히는. 지난 삶을 돌아보는 사람의 마음속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욕구뿐만 아니라 풀지 못한 삶의 비밀까지 알아내고픈 욕구도 숨어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고 싶어한다. 그리고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작별을 고하듯 애잔한 눈빛을 보낸다…… 마치 이미 그곳에 가 있는 사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