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광년을, 너와 있기 위해 왔어." -p.93
소설을 볼 때 최대한 정보 없이 보길 선호하는 나는 이 작품이 외계인이 등장하는 SF물이라서 한번 놀랐고, 평소 같으면 오글거린다고 생각했을 저 대사에 가슴이 벅차올라 또 한번 놀랐다.
완독한 독자는 안다. <지구에서 한아뿐>이란 일곱글자에 담긴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는 사랑을.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 떠오르면서도 그보다 덜 자극적이고 무해해서 더 지켜주고 싶은 사랑이었다.
사실 완독할 때까지도 정세랑 작가님의 팬까진 아니었는데 난다의 유성호 편집자와 김민정 시인(겸 편집자)께서 독파메이트로 진행하신 줌토크 때 정세랑이란 사람의 멋짐에 매혹돼버렸다. 능력있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성실하면서 사려깊고 의리까지 있을 수 있을까. 30여 년의 인생을 참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사람, 정세랑
내가 이렇게 정세랑 월드에 입주신고를 하게 된 데는 두 독파 메이트의 공이 큰데 특히, 민정 도사님...!!! 편집자가 작가와 작품에 애정을 가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았다. 프리뷰를 하고 싶었을 정도로 알찬 내용에 빵빵 터지기까지! 그 네일이 신형철 평론가 님의 신간 컬러일 줄은 진짜 상상도 못했다 ㅋㅋㅋ
책을 살 때, 편집자가 누구인지 살핀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이제 김민정이란 이름을 찾아볼 것 같다.
정세랑과 김민정의 다음 합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오랜만에 설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P.S. 유성호x 김민정 이 조합으로 줌토크 좀 많이 해주세요ㅎ 다 챙겨 들을래요 ㅋㅋㅋ
정세랑 작가님이 가상캐스팅한 식물적 이미지 가진 남배우 누군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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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리의 목소리에서 칼칼함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갑각류 같은 사람, 겉껍질 안쪽엔 부드럽기가 그지없었다. -p.76
"어때?"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아."
"그치?"
"이거 말고 너." -p.132~133
언제나 너야. 널 만나기 전에도 너였어. 자연스레 전이된 마음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틀렸어. 이건 아주 온전하고 새롭고 다른 거야. 그러니까 너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일 거야……한아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채 말하지 못햇고 물론 경민은 그럼에도 모두 알아들었다. -p.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