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크가 맬러케이란 것이 밝혀졌을때, 그리고 보애즈가 그토록 비밀로 했던 스토니를 죽인 사람이 자신이 라는 것도 알게되었을 때, 저는 아주 극심한 절망이 올 줄 알았어요. 물론 맬러케이가 자신에게 실망하기는 하지만 그는 그 사실에 깊이 빠져있지는 않는 것 같아요.
사실 그 점이 그를 그토록 행운이 따르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을까요? 자신이 만든 지옥에 스스로 빠져 있지 않는 점이요. 과거는 지나간 일이죠.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맞아요. 그렇지만 거기에 깊이 빠져 있으면 안되요. 다가올 미래를 맞이할 수 없으니까.
비아트리스도, 샐리도 그리고 지구의 많은 사람들도 다 미지의 존재에게 이용당한 사람들이에요. 특히 샐리는 배신감이 컸을 거에요. 자신이 그토록 힘겹게 지켰던 메세지가 고작 안녕이라니.
그런데 그들은 처음에는 분노하지만 이내 그 사실을 그냥 수긍해요. 그리고 남은 날들을 살아요. 그 날이 1년일 수도 있고, 2시간, 한 문장을 쓸만큼 아주 짧을 수도 있지만 종내에 모든 것이 좋다면 괜찮은 인생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안녕, 되게 중요하지 않나요? 이태원 참사가 2주 전이었어요. 안녕, 그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