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기사들은 내가 강하게 원할 때만 움직인다고 했다. 따라서 해를 입지 않으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 과거의 나와 똑같은 인물로 남는 것을 원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가장 심원한 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자각하던 킬러로 결국 다른 선택지 따위는 없다는 이유로, 야만과 부패를 적극 포용했던 인물로.
내가 죽인 사람들의 모습이 잇달아 떠올랐다. 조종사. 젊은 여자. '아무것도 느끼지 말아야 한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것을 원해야 한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선택해야 한다.' (전자책 기준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