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판은 임플란트가 기능을 정지하면 내가 그것을 통해 얻은 통찰이 그대로 사라진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실제로는 사라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며 그 통찰은 의혹과 의구심에 의해 흐릿해졌고, 나 자신의 잡다한 신념과 미신 따위에 의해 어느 정도 약화되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그 통찰이 내게 제공해 준 마음의 평화를 기억했고, 밀물처럼 몰려오던 기쁨과 해방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되찾고 싶었다. 단 사흘 동안이 아니라, 남은 인생 동안 줄곧. (전자책 기준 44%)
앤더슨을 죽이는 일은 성실한 행위 따위가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 충실하기 위한 행위도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 충실하다는 것은 서로 상반되는 모든 충동들과 동거하며, 머릿속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목소리들의 존재를 감수하고, 혼란과 자기 회의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확신이 주는 자유를 맛본 지금, 그것 없이는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전자책 기준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