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난 하나님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거야? 하지만 하나님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권리라고 UN 헌장 따위에 나와 있지 않던가? 살면서 그걸 부수거나 잃어버리면 공짜로 교환해 주지는 않는다는 단서가 붙지만." (전자책 기준 38%)
"그런 게 아니야! 물론 처음에야 그렇겠지. 인간은 약하고, 그런 인간이 선해지기 위해서는 이유가, 이기적인 이유가 필요하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건 그런 이유 이상의 것으로 자라날 거야. 습관이 되고, 전통이 되고, 급기야는 인간 본성의 일부가 되겠지. 그럼 바이러스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아. 사람들은 완전히 변하게 될 테니까." (전자책 기준 38%)
하지만 넌 자기가 하는 일이 옳다고 정말로 믿고 있는 것 같진 않아. 자기가 한 선택인데도 전혀 확신을 가질 수가 없어서, 단지 네가 옳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일념으로 너와는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 머리 위에 유황과 지옥불을 쏟아부어 줄 하나님을 필요로 했던 거야. 하지만 하나님이 그런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니까, 이번엔 자연재해를 뒤져보다가 지진, 홍수, 기근, 역병 따위에서 '죄인들'에 대한 천벌'처럼 보이는 예를 걸러냈어. 혹시 그렇게 해서 하나님이 네 편이라는 사실 을 증명했다고 믿었어? 하지만 네가 실제로 증명한 건 네 자신의 불안감이었을 뿐이야. (전자책 기준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