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그녀도 사랑과 소유욕을 혼동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응당 독점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배경에서 그 사람만 오려내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만 있다면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불안이 가시리라 믿었다. 누군가를 온전히 소유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기거이 소유하려 드는 게 사랑인 줄 알았다. 욕구는 충족되는 순간 스러지는 법이었다. 일단 주머니에 넣으면 안심했다. 후로는 자연스레 망각이 찾아왔다. 영수증처럼 잉크가 날아가고 구겨진 채 처박혀 있다가 다른 허섭쓰레기와 함께 버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