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이 물질은 행복감을 표시하는 주요 수단이며, 행동이나 상황이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에 분비된다. 이 단순한 메시지는 다른 수많은 뇌내 활동에 의해서도 조율되며, 그 결과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긍정적인 감정의 팔레트가 만들어진다. 루엔케팔린이 목표 뉴런과 결합하는 것은 다른 신경전달물질들이 만들어 내는 연쇄의 첫 번째 고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이런 복잡한 과정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나의 단순하고 명명백백한 사실을 증언할 수 있다. 루엔케팔린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전자책 기준 15%)
내가 실은 강했다거나, 속이 깊다거나, 어른스러워서가 아니었다. 내 신세를 한탄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루엔케팔린은 매우 특정적으로만 작용하기 때문에, 조잡한 인공 진정제 따위에 귀까지 푹 잠겨 있는 경우와는 딴판으로 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가 있었다. 머릿속은 냉철했던 반면, 정서적으로는 전혀 두려움이 없고 되레 용기백배한 상태였다. 15%)
내가 행복의 정점까지 치켜올려졌다면, 그 뒤로 남은 것은 내리막길 밖에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내 쾌활함에 어두운 균열이 생겼다는 것은 매번 스캔을 할 때마다 목격하는 좋은 소식의 증거라고밖에는 할 수 없지 않을까. (전자책 기준 15%)
이미 퇴각 중이었던 숙적이 마침내 격퇴당한 것을 알고 조금 맥이 빠졌다. 그러나 실제 인과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나의 분노가 암을 몰아냈다고 믿을 수도 없었다. 이건 마치 포크리프트가 내 가슴을 압박하고 있던 커다란 바위를 들어 올리는 것을 보고는, 내가 숨을 깊게 들이마심으로써 그것을 날려 보낸 시늉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는 뒤늦게 찾아온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든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고, 그다음에는 잊기로 했다. (전자책 기준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