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카락을 동여맨 흰 리본만큼이나 단단한 침묵이었다.
그녀는 국자의 웃고름이 흐트러질 때마다 단정하게 여며주었고,
잘 시간이 되면 옆에 딸린 방에 요를 깔아 국자를 재웠다.
가끔 답답한지 가슴을 두드리며 장례식장 바깥으로 나갔다가도
부리나케 돌아왔다. 이모가 옆에 앉으면 탄내가 났다.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국자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반면 친가 친척들이 사다 준 새 옷이며 장난감에서는 향긋한
꽃냄새가 났지만 어쩐지 낯설김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