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어떤 관점에서 보자면 과거 28년 동안 나는 1마이크로초마다 계속 말살 당하지 않았던가.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내가 존재하기 시작한 것은 <교사>가 고장 난 뒤의 7주에 불과하며, 내가 독립된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1주 뒤면 이런 비정상적인 현상은, 악몽은,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영원을 상속할 수 있는데, 비참하기만 했던 지난 두 달 동안의 경험을 상실한다고 해서 뭐가 그리 아쉽단 말인가? 영원을 상속하는 것은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모든 것을 정의하는 것은 바로 그 비참하기만 했던 두 달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