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14년에 나온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와 동명의 책이다. 영화의 감독이자 책의 저자는 같다. 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가 "농인 부모의 세상을 딸이자 감독의 시선으로" 담고 있다면, 책에서는 영화 속 이야기에 더불어, 영화에서 미처 풀지 못했거나 영화를 만들면서 마주했던 일들이 담겨있다. 책은 7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와 독자를 만나는 중이다.
책은 내가 몰랐던, 그럼에도 안다고 착각했던 농인, 그리고 코다 (CODA,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의 삶을 자세히 그려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때때로 먹먹했는데, 책은 결코 나를 내내 슬픔에 빠지게 하지 않았다. 그것은 저자가 적어내려간 문장들에 깃든 솔직함과 "장애, 선입견, 고정관념, 그 모든 것과는 상관없이 그저 '나' 이고" 싶어했던 저자의 외침 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농인처럼 조금 다르고, 조금 특별한 사람들에게 사회가 얼마나 친절하지 못한가에 대한 사실을 접하며 생각이 많아졌다. 이를테면 농학교를 다니고 있다 하더라도 수화가 아닌 구화 중심의 교육으로 교육내용을 체화하기는 어려운 현실이고, 그것이 결국 꿈을 가로막는 큰 장벽이 되는 것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몰라도 너무 몰랐다. 하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농인, 그리고 코다가 헤쳐나가는 삶이 어떤 것인 지, 그리고 나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면 좋을 지에 대하여.
그리고 눈을 감고 떠올려본다. 두 팔을 들어 손을 반짝반짝 흔드는 '반짝이는 박수소리' 의 현장을 말이다. 환대로 가득한 그 풍경을 떠올리니 행복해진다. 그렇게 너와 나, 우리가 함께 웃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