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쪽 중에서.
[타인의 DNA로부터 만들어진 아기 모양의 물체-뇌 손상을 입은 탓에 사고 따위는 아예 불가능한-를 잉태하는 행위와, 혼수상태에 빠진 연인의 뇌를 잉태하는 행위 중 어느 쪽이 더 쉬웠을까? 배 속의 존재에 대해 부적절한 사랑을 느끼지 않으려면, 어느 쪽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을까?]
호르몬의 작용으로 배 속에 잉태한 존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내가 잉태하고 있는 것이 '아기'가 아니라 죽은 사람의 내장... 아니, '연인의 뇌'라니...!!
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몸뚱아리가 만들어내는 감정과 이성을 분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스스로를 사람이 아니라 인큐베이터(기계)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없을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