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끝이었고, 청소년의 첫발이었다. 가족과 함께 사는 것, 가족끼리 나누던 웃음과 놀이가 끝나버리고,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도 끝나버렸다. 기숙사에 반입한 옷가지를 의무적으로 검열하는 동안, 모자가 드리운 그늘 아래로 미소지으며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던 수녀 자신도 어쩔 도리야 없었겠지만, 사소한 그 동작 하나로 나를 망명지라는 거대하고 황량한 영토로 내던져버린 것만 같았다.
그리고 성년의 영토로.
앙리4세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내가 지닐 수 있는 것은 이 보잘것없는 가방뿐, 나머지는 죄다 빼앗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