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존재하는 사람들, 계속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글을 쓸 때, 이야기의 종결은 없다. 더 정확히는, 대상과의 사이에 다른 아무것도 없이, 글쓰기로만 관계가 지속된다면 종결은 있을 수 없다.
아마도 이미 오래전부터 C. G.의 기억 속에는 내가 남아 있지 않을 텐데, 그와 함께 보낸 8월의 밤에 관한 이야기를 왜 하지 않은 건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우체국 그 남자가 자리를 잡았고, 왜 그에 관해 글을 쓰는 일이 더 필요하다고 여겼는지를. 어쩌면 바로 글쓰기에 대한 의문, 글쓰기가 현실세계와 맺는 관계에 대한 의문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동전을 내주듯 글을 내주는 게 수치스러워서일지도. 또한 사랑 때문일지도.
< C 소재 우체국의 남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