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도 되지 못한 채 나이를 먹은 것도 모두 비현실적이잖아. 그런데 이 모든 비현실이 전부 이루어졌어. 비현실적인 일이 계속 일어난다는 건 더이상 그게 비현실이 아니라는 증거야. 비현실은 더이상 비현실이 아니다. 비현실은 현실이다. 이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어. 그 다음은 중요하지 않았지. 그러자 곰 사냥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건 글쓰기도 비슷한 것 같아. 우리 머릿속에 있는 망상이나 잡념을 활자화하는 순간 그게 현실이 되는 거지. 어떻게 보면 곰 사냥이나 소설쓰기나 그게 그거라니까. (1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