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드 보부아르의 일기를 읽고 느낀 행복감에 내 일기를 다시 읽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리고 곧 혐오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렇게 작년 3월은 혼란, 혐오, 질투로 점철되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 하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그때 내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조금 이라도 평온해질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끔찍했던 작년, 올해의 형태 없는 슬픔. 어디서? 어떻게? 내가 S를 기다리고 있던 순간들, 그리고 그가 실제로 왔던 순간들, 그리고 우리가 사랑을 나누던 그 순간들 속에서만 나는 평온할 수 있었다. 과연 그 순간들로부터 내가 치유될 수 있을까? 흔적 없이 사라진 사랑으로부터 내가 치유될 수 있을까? pp.319/350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