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와 「한 여자』를 제외한 내 책들의 마지막 부분은 무미건조 하며 무의미하고, 결론이나 종결이라기보다는 갑자기 중단된 듯할 때가 많다. 나의 욕심에도 불구하고 S에 대한 소설도 마찬가지가 되지 않을까. pp.241/350 (전자책기준)
작년 이맘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살아남으려고 노력해야지. 그를 마지막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참혹하다. 그런 생각은 하룻밤을 위한, 순전히 육체적인 욕망의 투정으로 시작되어 소리 없는 창백한 고통 속에서 끝을 맺는다. pp.243/350 (전자책기준)
9시. 살아야 할 또다른 백지 같은 하루. 이 모든 것은 내 잘못이다. 적절한 시기에 판을 깰 힘이 없었고, '지배자의 절대적 권리'를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그는 그가 원할 때 왔으며, 전화도 마찬가지다). 결국 숨막히는 상황에서 행복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가 떠나는 것이 나에게는 해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이상 희망이 없을 때... 그때를 새벽이라고 한다..." pp.243/350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