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말은 듣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어떤 말들은 씨앗처럼 우리 마음에 자리잡는다. "만약 지민씨와 준이 앞으로 결혼하게 된다고 칩시다"라던 외삼촌의 말이 그랬다. 그뒤로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안 보면 보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었다. 날마다 서로를 안고 만졌다. pp.31
메이저리그 투수가 한 말 중에 이런 게 있어요. 이기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지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 지기만 하는 인생도 나쁘지 않아요. 중간에 선택을 바꾸지만 않는다면. pp.32
폴 발레리의 말이라면서. 우리는 뒷걸음질로 미래에 들어선다. pp.3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