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문장 너는 돌아올 거야와 흰색 아마포 손수건과 몸에 좋은 우유에 대해 쓰는 대신, 한 페이지 가까이 내 빵과 볼빵에 대해 쾌재를 부르듯 썼다. 지평선과 먼짓길의 구조바꿈과 나의 끈기에 대해서도 썼다. 배고픈 천사에 대해 쓰면서는 그가 나를 괴롭힌 것이 아니라 나를 구한 장본인이었던 양 열광했다. 그래서 머리말을 지우고 후기라고 고쳐 썼다. 나는 풀려난 몸으로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었고 자기를 기만하는 증인이 되었다. 그것은 내 안에서 일어난 커다란 불행이었다. pp.315
재주를 부리는 건 내 손이 아니라 러시아식 규칙에 익숙한 평평한 호흡이었다. 삽질 1회 = 빵 1그램의 공식은 못 1개 = 빵 1그램으로 둔갑했다. pp.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