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다. 우리 모두 살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지푸라기 같은 경박함으로 나는 그를 속였다. 나는 나의 대리형제가 죽게 해달라고 빌었다. 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었다. 동생과는 모르는 사이였으니까. pp.270-271
행복은 갑작스러운 데가 있다. 나는 입의 행복과 머리의 행복을 안다. 입의 행복은 먹을 때 오고 입보다 짧다. 입이라는 단어보다도 짧다. 소리내어 말하면 머리로 갈 새도 없다. 입의 행복은 입 밖으로 말해지 길 원치 않는다. 입의 행복에 대해 말하려면 모든 문장 앞에 갑자기라는 말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이런 문장으로 끝맺는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모두 배가 고프니까. pp.272
입의 행복보다 머리의 행복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더 쉽다. 입의 행복은 혼자 있고 싶어하고 말이 없으며 몸속에서 자란다. 그러나 머리의 행복은 어울리기 좋아하고 타인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방황하는 행복이며 질질 끌리는 행복이다. 감당하기 힘들 만큼 오래 지속 된다. pp.273
가장 마지막에 오는 행복은 한방울 넘치는 행복이다. 그 행복은 죽을 때 온다. 이르마 파이퍼가 회반죽 구덩이에서 죽어가던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트루디 펠리칸이 혀를 차며 마치 한 단어인 듯 말했다.
한방울넘치는행복.
그녀가 옳다고 생각했다. 시체를 치울 때면 얼굴에서 안도감을 보았으니까. pp.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