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이미 그렇게 했다. 어머니는 하얀 박음질 땀이 부끄럽지 않을까. 내가 그 한 줄에서 무엇을 읽었는지 안다면,
너는 거기서 죽어도 돼. 그게 내 입장이야. 집에 입 하나 준 셈치고. pp.235
<당신과 물리학>. 거기에 사람도 사건도 자기 만의 시공간을 가진다는 말이 있었다. 그것이 자연법칙이다. 세상 만물 은 제 권리를 갖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철사, "민콥스키" 철사가 달려 있다. 여기 앉은 내 머리 위에 민콥스키 철사가 달려 있다. 내가 움직이면 철사가 구부러지며 같이 움직인다. 그러니 나는 혼자가 아니다. 지하실 구석구석도 수용소의 모든 사람들도 그들만의 철사가 달려 있다. 철사는 다른 철사를 건드리지 않는다. 철사로 이루어진 머리 위의 숲은 규칙이 철저한 공간이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자기 철사와 호흡한다. p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