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과 수용소의 삶이 서로 반대말이었나. 그렇다면 나는 그 두 가지 모두에 맞서고 싶었다. 아마도 나는 그 순간부터 수용소의 삶, 아니 삶이라는 것이 희망에 의존하지 않게 할 작정이었다. 매일매일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도 그럴 수가 없었다.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록 그런 마음에 휘둘리지 않도록 애썼다. 희망이 좌절될 때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귀향에 대한 희망은 놓을 수 없었지만 만약의 경우를 위해 나 자신에게 말했다. 그들이 나를 이곳에 영원히 잡아두더라도 그 역시 내 삶이라고. p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