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에 눈이 먼다는 말은 그냥 하는 게 아니다. 카를리 할멘과 나는 서로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 우리는 너무 오래 함께 있었다. 코벨리안도 우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도 그에 대해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모두, 예전의 우리가 아니었다. pp.150
나는 운전칸 지붕에 외투를 벗어놓고 되도록 천천히 삽질을 했다. 그러나 내 주인인 삽은 서두르라고 강요했고, 나는 참고 따라야만 했다. 그래야 삽은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몇 해째 삽질은 아직 자부심이 라는 것이 남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일이었다. pp.152
계획이라는 것은 대개 천천히 익어간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고 확신이 들기도 전에 쫓기듯 움직이게 되는, 감전과도 같은 것 이기도 했다. p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