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여성의 시대적 이슈를 다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이다. 시대적 격차에 따른 사회적 상황이 현재의 나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했지만, 이질감을 크게 느끼지 못해 60년의 시간차가 무색했다. 시절의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의 '불안'에 대한 레싱의 다정한 관찰과 구체적인 서술이 재미를 넘어선 이 책의 힘이다.
도리스 레싱은 결혼이든 모성이든, 이 모든 것은 사회가 여성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기 위한 제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19호실로 가다>의 수전은 결혼과 육아를 통해 본질은 일시정지 된 것이 아니라, 무력하게 서서히 말라 자신을 잃어버렸다. 책 속 수전을 비롯해 등장하는 많은 여성 주인공들, 그녀들의 기쁨은 고독 속에서, 오로지 충만한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다. 자기만의 방(공간), 고독의 시간이 주는 충만함을 찾아 나서기를 바란 레싱의 응원이 전해지는 시간이었다.
(단편집 속 마이픽은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남자와 남자 사이> 그리고 <19호실로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