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년간의 수용소 시절처럼 죽음에 결연히 맞선 적은 없었다. 죽음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건 지금의 내 삶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삶뿐이었다. pp.99-100
죽음의 원인은 저마다 달랐지만, 배고픔은 항상 거기 있었다.
수적인 징후가 계속되던 어느 날, 나는 이발소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스발트 에니예터에게 말했다. 단순한 건 모두 순수한 결과물이에요. 누구나 입천장은 있어요. 배고픈 천사는 누구든 저울질을 해요. 그리고 배고픈 천사 쪽이 기울면 심장에서 뛰어내리죠. 그것이 배고픈 천사가 만든 인과의 원리이고 지레의 법칙이에요. pp.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