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이 눈을 뜨고, 배고픈 천사는 나를 식당 뒤편의 음식 쓰레기 더미로 데려간다. 나는 배고픈 천사보다 한 걸음 뒤처져 비틀비틀 걷는다. 나는 내 입천장에 비스듬히 걸려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 발길을 뒤따라 걷는다, 그것이 배고픈 천사의 발길이 아니라면. 배고픔이 나의 방향이다. 그것이 배고픈 천사의 배고픔이 아니라면. 천사는 나를 앞세운다. 그저 나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다. 그는 수줍음을 모른다. 나는 등을 구부린다. 그것이 배고픈 천사의 등이 아니라면, 내 욕망은 날것이고, 내 손은 거칠다. 내 손이다. pp.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