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하나가 우리 모두를 따라다니는지, 저마다 따라다니는 천사가 따로 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배고픈 천사는 뻔뻔스럽게 누구에게나 달라붙었다. 하역할 때 올라탈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수학적으로 생각하면 마지막은 끔찍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배고픈 천사가 하나씩 따라다닌다면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천사 하나가 풀려나는 것이고 그렇다면 나중에 남는 것은 그렇게 버려진 천사, 버려진 심장삽, 버려진 석탄뿐일 테니까. pp.94
배고픔은 항상 있다.
늘 거기 있으므로 제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온다.
이 인과법칙은 배고픈 천사의 손에서 탄생한 졸작이다.
배고픈 천사는 일단 나타나면 본때를 보인다.
정확도는 높다.
삽질 1회 = 빵 1그램
나는 심장삽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배고픔은 심장삽을 필요로 한다. 나는 심장삽이 내 연장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심장삽은 내 주인이다. 연장은 나다. 심장삽은 나를 지배하고 나는 굴복한다. 그래도 심장삽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삽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삽을 좋아해야 했다. 나는 비굴하다. p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