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은 여기에 없었다.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그들에게서 자유를 살 생각이니까. 그녀는 벌써 비옥한 열매를 맺을 어두운 꿈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 꿈이 혈관 속을 도는 피처럼 그녀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것 같았다. pp.320/348(전자책기준)
초록색 새틴 이불 위에 똑바로 누워 있다 보니 다리가 싸늘해졌다. 그녀는 일어나서 서랍장 맨 아래 칸에서 개켜져 있는 담요를 찾아내 꼼꼼히 다리를 덮었다. 그렇게 누워서 가스가 작게 쉭쉭거리며 방 안으로, 그녀의 허파 안으로, 뇌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녀는 어두운 강물로 떠갔다. pp.322/348(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