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지성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롤링스 부부의 결혼생활은 지성에 발목을 붙잡혔다. pp.270
결혼 전 두 사람은 각자 쾌적한 아파트를 갖고 있었으나, 둘 중 한 곳을 신혼집으로 삼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아파트를 포기하고 상대의 아파트로 들어와야 하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굴복한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사우스 켄싱턴에 새 아파트를 마련했다. 그 바탕에는 결혼생활이 안정되면(두 사람은 여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실 이런 생각 자체가 그들 본인의 것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장난처럼 받아들인 것에 더 가까웠다) 주택을 구입해서 아이를 낳자는 분명한 합의가 깔려 있었다. pp.272/348(전자책기준)
그래, 심지어 이것조차 미리 예상한 그대로였다.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단조로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 그래, 두 사람이 가끔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무슨 생각?
두 사람의 삶은 자기 꼬리를 문 뱀과 같았다. pp.272/348(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