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의 세잔은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과 같은 공포스러운 광경을 그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가 유일하게 관심을 기울인 주제는 사과, 바위, 인간의 얼굴 등과 같은 순수하고 무결한 지상의 사물을 '현실화' 하는 일이었다. 그 경우 현실이란 이루어진 형체였다. 그것은 역사의 희로애락 속에서 소멸해가지만 불평하는 대신 평온하게 존재의 자리를 넘겨준다. 예술에서는 오직 그것만 이 중요하다. 그러나 삶에 감정을 부여하는 것들은, 자리를 넘겨줄 때 문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