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뼈가 쇠처럼 무거워졌다. 살이 빠지면 뼈는 천근만근이 되어 사람을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점호 시간에는 부동자세로 서서 나를 잊는 연습을 했다. 들순과 날숨의 간격이 크지 않아야 했다. 고개를 들지 않고 눈만 치켜떴다. 그리고 하늘을 보며 내 뼈를 걸어둘 만한 구름자락을 찾았다. 나를 잊고 하늘의 옷걸이를 찾으면 그것이 나를 지탱해주었다.
구름이 없는 날도 잦았다. 그런 날 하늘은 탁 트인 물처럼 푸르기만 했다.
잿빛 구름이 하늘을 빈틈없이 뒤덮는 날도 잦았다.
구름이 계속 흘러 옷걸이가 멈춰 있지 않은 날도 잦았다.
비가 눈을 찌르고 옷이 피부에 들러붙는 날도 잦았다.
추위가 내장을 찌르는 날도 잦았다.
그런 날은 하늘이 내 흰자위를 뒤집었고 점호는 그걸 다시 뒤집었다. 걸릴 곳 없는 뼈들은 오로지 나한테만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