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에 질려 숨이 턱에 차오를 때 문득 발밑을 보면 나무가 벗어버린 반짝이는 바늘이파리와 흩어진 솔방울의 해맑은 고요가 있다. 나는 등을 구부리고 솔방울 두 개를 집어 하나를 바지주머니에 넣는다. 다른 하나는 손에 쥔다. 그러면 나는 더는 혼자가 아니다. 무리지어 나를 따라오는 것들이 숲에 지나지 않음을, 그 안에서 느끼는 고독은 산책일 뿐임을, 솔방울은 상기시켜준다.
제롬
2024.10.06 목겁에 질려 숨이 턱에 차오를 때 문득 발밑을 보면 나무가 벗어버린 반짝이는 바늘이파리와 흩어진 솔방울의 해맑은 고요가 있다. 나는 등을 구부리고 솔방울 두 개를 집어 하나를 바지주머니에 넣는다. 다른 하나는 손에 쥔다. 그러면 나는 더는 혼자가 아니다. 무리지어 나를 따라오는 것들이 숲에 지나지 않음을, 그 안에서 느끼는 고독은 산책일 뿐임을, 솔방울은 상기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