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인
밤마다 물건들이 나를 찾아와 숨통을 조이면 나는 창문을 열어젖히고 창밖으로 머리를 내민다. 유리잔에 담긴 차가운 우유같은 달이 하늘에 떠 내 눈을 헹군다. 맥박이 다시 고르게 뛴다. 나는 수용소를 벗어날 때까지 찬 공기를 삼킨다. 그리고 창문을 닫고 다시 눕는다. 아무것도 알 리 없는 이부자리는 포근하다. 나를 바라보는 방 안의 공기에서 따뜻한 밀가루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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