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편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독자의 상황에 따라 더 다가오는 편이 다를 듯 하다. 단편집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회상(회색)톤이다. 독백 같기도 하고 회고록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참회록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르’, ‘남편’이 좋았다. 표제작은 혼돈스러웠지만 아들이 어떤 성인이 됐으면 좋을까란 고심과 소원이 담긴 이야기로 봤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떤 행동을 하고 그 후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갖는게 남자(혹은 사람)다운 모습일까.
<사랑의 역사>를 다시 폈다. 표사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조나선(남편)이 언급되어 있었다. 이번 단편집은 아버지와 아들, 딸(자녀)을 염두에 둔 작품 모음 같았다. 작가가 여자에서 엄마의 시점으로 변화했다. 독자와 같이 나이들어가는 작가라 좋기도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