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님의 책들을 좋아해서 신간이 나온다기에 주저없이 구매했다. 독파에 이책이 올라올 거라는 예상대로 독파에 올라와서 챌린지 신청을 했지만 챌린지 기간이 되기 전에 이미 다 읽어버렸다.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김훈 작가님의 문체에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역시나 느껴지는 그 힘은 온전히 감당하기는 힘들었다.
독파를 시작하면서 한 달만에 다시 읽었다. 재독이었음에도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독서기록에 남길 문장들을 추리고, 그것들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서기록에 남기면서 또 한 번 읽게 되었으니 결국 세 번은 읽은 셈이다.
독서기록에 남길 문장이 너무 많았다. 이걸 다 남겨도 될까 싶었지만 이 책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해서 가급적 다 남기는 쪽으로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 남겨두기도 했지만.
세 번을 읽고 난 소감은 '역시 김훈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칼의 노래>를 통해 느꼈던 전율이 다시 느껴졌다. 그의 작품을 대부분 다 읽었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역시나 <칼의 노래>와 <하얼빈>을 꼽을 수 있겠다.
이책에서는 인간 안응칠의 내면세계를 자세히 그리고 있다. 그에겐 신념이 있었지만 그것이 옳은지, 정당한 것인지를 계속 되내었고, 결국 그것이 그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과거 일본군 포로를 돌려보내는 일에서도 느껴졌지만 그는 자신의 신념대로 했다. 대의명분이 더 중요하고, '작용'을 멈추는 것이 우선이지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우선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계속 나온다. 즉, 이토를 죽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살인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살인이 된... 그 갈등이 이책의 핵심인 것 같다.
그가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후 남긴 저서와 기록들은 그가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를 보여준다. 다행히 그러한 기록들이 지금도 전해져서 나중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일부 내용은 이책에서도 나와 있지만 직접 읽어보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책은 소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그러나 그 속에 숨은 이야기는 잘 몰랐다. 이책을 통해 그의 내면세계와 하얼빈의거를 둘러싼 일들이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