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렘은 또 말했다.
-도마야. 나는 아직도 너를 도마라고 부른다. 네가 그런 말을 나에게 하고 싶은 마음을 나는 안다. 그러나 그것이 네 마음 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네가 너의 영혼을 나에게 의지하고 싶다면서 나를 불렀을 때의 너의 마음을 나는 또한 안다. 그러니 너는 너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아라. 우선 너의 마음에 기도해라. 오늘은 이만 돌아간다. 곧 다시 오겠다. 그때, 우리 좋게 만나자, 도마야. pp.268-269
하얼빈 총영사관의 총영사 대리는 안중근의 유언으로 술렁이는 한인사회의 동태를 관동도독부에 보고했다. 총영사 대리는 염탐한 정보들을 상술하고, 거기에 따른 의견을 제시했다.
-사형수의 시체 처리에 관해서는 소정의 규칙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으나, 만일 안중근의 시체를 유족에게 넘겨주면 그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인해 안중근의 묘지를 성역화하려는 계획이 실현되지 않으리라고 보증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장래를 위해 좋지 않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귀청에서 세심히 고려하시어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관동도독부는 안중근의 시체를 유족에게 내주지 말고 집행 후 지체 없이 감옥 구내 묘지에 묻으라고 여순감옥에 공문으로 지 시했다. pp.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