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를 죽인 죄업을 단죄하는 일은 세속의 일이고 또 하느님의 일이기도 했지만, 이 판결은 인간의 땅 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을 안중근은 법정에서 법리적으로 깨달았다. 거기에는 뒤늦은 위안이 있었다. 위안은 따스하지 않고 차가웠다. 항소를 포기하자 남은 일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쳤다. pp.254
나는 내 처를 안다. 내 처가 놀라기는 했겠지만 나를 원망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내가 내 처에게 못할 일을 한 것은 아니다. pp.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