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이 쏘고 나서 제압당할 때 러시아 헌병들이
-야포네츠 일본인이냐?
-코레예츠 한국인이냐?
라고 묻자 안중근은
-코레아 후라
라고 소리쳤다. 러시아 헌병대가 그렇게 보고해왔다.
안중근은 '후라'가 '만세'라는 뜻으로 세계 공통으로 쓰는 말 이라고 진술했다.
미조부치는 위태로운 함정을 느꼈다. 안중근은 '코레아'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토를 쏘았고 세계 공통어 '후라'로 만세를 외쳤 다. 미조부치는 '후라'가 어느 나라 말인지 알지 못했지만, 안중 근이 범행 전에 이미 '후라'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틀림없었다. pp.217
-그대가 말하는 동양 평화란 어떤 의미인가?
-동양의 모든 나라가 자주독립하는 것이다.
-그중 한 나라만이라도 자주독립하지 못하면 동양 평화가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
미조부치는 끊어지려는 신문의 맥락을 힘겹게 이어갔다. 미조부치는 그물을 넓게 던져서 안중근을 가두어놓고 천천히 조여갔 다. 안중근은 그물의 범위 밖에 있거나, 그물을 찢고 나갔다. pp.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