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스리윈즈에 있는 예배당을 찾아가 비둘기를 손에 든 성프란체스코를 그린 작은 그림을 들여다보곤 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있다. 그리고 묵종한 이들이 있다. 그런데 묵종하는 이에게 묵종하는 것은 어떤가, 나는 그걸 알 수가 없었다. 가끔 그곳에 오래 서 있기도 했는데,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색색의 햇발이 처음과는 다른 벽으로 옮겨가 있을 정도로 오래일 때도 있었다. 아니, 단지 굴복하는 정도가 아니라 나름의 방식으로 긍정하는 것, 그건 어떤가?